도쿄 먹거리 시장, 새벽 도요스에서 저녁 몬자까지
쓰키지는 그대로 있고 참치 경매만 도요스로 갔습니다. 도요스는 새벽, 쓰키지는 오전, 아메요코는 오후, 몬자는 저녁. 도쿄 먹거리 시장을 시간대로 도는 하루
도쿄 먹거리 시장, 새벽 도요스에서 저녁 몬자까지
쓰키지 장외시장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 자리에서 장사합니다. 2018년 10월에 도요스로 옮겨 간 것은 도매와 경매를 맡던 장내시장뿐입니다. 도쿄 먹거리 시장을 하루에 엮을 때 걸리는 진짜 문제는 여기가 아니라 시간표입니다. 시장마다 문 여는 때가 어긋나 있어서, 순서를 잘못 잡으면 도착해서 셔터만 봅니다.
쓰키지는 아직 있고, 경매는 도요스에 있다
낡은 안내서와 블로그가 아직도 쓰키지에서 참치 경매를 본다고 적어 두는 탓에 혼란이 가시지 않습니다. 사실관계는 단순합니다. 도매와 경매를 담당하던 쓰키지 장내시장은 2018년 10월 6일 문을 닫았고, 닷새 뒤인 10월 11일 고토구 도요스에서 새 시장으로 열었습니다. 식자재와 먹거리를 파는 장외시장은 이 이전과 무관하게 제자리에 남았고, 지금도 붐빕니다. 그러니 참치 경매를 보려면 도요스, 골목을 걸으며 먹으려면 쓰키지 장외시장입니다. 남는 문제는 시간입니다. 도요스는 새벽, 쓰키지 장외시장은 오전, 아메요코는 오후, 몬자와 요코초는 저녁. 시장마다 가장 붐비는 시각이 이렇게 어긋나 있습니다.
도요스 시장, 이른 아침에만 열리는 그림
도요스 시장은 도쿄만을 매립한 고토구 도요스에 있고, 유리카모메 시조마에역에서 내립니다. 쓰키지 장내시장이 통째로 옮겨 온 수산물 도매시장이라, 규모가 옛 쓰키지 부지의 약 두 배에 이릅니다. 이전 배경은 위생과 안전, 노후 시설 문제였지만, 개장이 2년간 미뤄지며 정치적 논란까지 겪었습니다. 여행자에게 열리는 건 경매와 시장이 돌아가는 이른 아침뿐입니다. 활동이 오전에 몰려서, 늦잠을 자면 남는 그림이 없습니다. 다만 이곳은 어디까지나 도매시장입니다. 견학 동선이 정해져 있어, 장외시장처럼 좌판 사이를 마음대로 헤집는 자유는 없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매립지까지 나가는 수고를 감수할 사람에게만 값이 나옵니다.
쓰키지 장외시장, 오전에 끝나는 골목
쓰키지 장외시장은 주오구 쓰키지에 있고,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쓰키지역이나 도에이 오에도선 쓰키지시조역에서 걸어 들어갑니다. 골목을 따라 식자재와 길거리 먹거리를 파는 점포가 약 460곳 늘어서 있습니다. 도요스로 경매가 옮겨 간 뒤에도 이 골목의 활기는 그대로입니다. 관건은 오전입니다. 오후로 갈수록 문 닫는 가게가 늘어, 점심을 넘겨 도착하면 상당수는 이미 셔터가 내려가 있습니다. 도요스를 새벽에 보고 나온 사람이라면, 그 길로 쓰키지 장외시장까지 이어 붙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오전 동선입니다.
아메요코, 오후에 살아나는 고가 아래
아메요코는 다이토구, JR 우에노역과 오카치마치역 사이 고가 아래에 뻗은 재래 시장형 상점가입니다. 이름은 전후 암시장 시절 사탕, 곧 아메를 파는 가게가 많았던 데서 나온 아메야요코초를 줄인 말이고, 상인회는 1949년에 결성됐습니다. 지금은 생선과 가공품, 의류, 화장품, 음식점까지 400곳이 넘는 점포가 뒤섞여 있습니다. 활기가 도는 시간은 오후입니다. 오전에 도요스와 쓰키지를 돌고 우에노 쪽으로 넘어온 여행자에게 딱 맞아떨어집니다. 고가 밑이라 지붕이 있어, 비가 와도 다른 시장보다 걷기가 편합니다. 대신 호객이 센 편입니다. 흥정과 권유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지칠 수 있습니다. 연말이면 식재료를 사려는 인파로 통행이 어려울 만큼 붐빕니다.
쓰키시마 몬자 거리, 저녁에만 불이 붙는 곳
쓰키시마 몬자 거리는 주오구 쓰키시마의 니시나카도리 일대에 몬자야키 가게 70곳에서 80곳가량이 모인 골목입니다. 쓰키시마 자체가 1892년 스미다강 하구를 매립해 만든 인공 섬입니다. 1950년대만 해도 몬자야키 가게는 네 곳뿐이었는데, 1980년대 미디어에 오르내린 뒤 1990년대에 지금의 몬자 스트리트가 자리 잡았고, 1997년 진흥회가 생겼습니다. 여기서 하나 조심할 게 있습니다. 몬자야키는 오코노미야키와 다른 음식입니다. 둘을 같은 것으로 알고 주문하면 나온 접시가 기대와 어긋납니다. 도쿄메트로 유라쿠초선이나 도에이 오에도선 쓰키시마역에서 내리고, 시간대는 저녁입니다. 점심에 문을 닫는 가게가 있어, 낮에 찾아가면 허탕을 치기 쉽습니다.
오모이데 요코초와 골든가이, 좁은 골목의 규칙
저녁이 깊어지면 좁은 골목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오모이데 요코초는 JR 신주쿠역 서쪽 출구 인근의 좁은 음식 골목으로, 야키토리와 모쓰야키를 굽는 가게가 60곳 안팎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전시와 전후의 암시장이 그 기원입니다. 연기와 좌석 회전이 가장 빠른 시간이 저녁입니다. 통로가 워낙 좁아서, 카운터 뒤를 향한 촬영은 눈총을 받습니다. 역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 가부키초 쪽으로는 신주쿠 골든가이가 있습니다. 여섯 개의 좁은 골목에 5석에서 10석 규모의 아주 작은 술집이 200곳 안팎으로 들어차 있고, 전후 암시장에서 출발해 목조 건물이 그대로 남은 곳이 많습니다. 골든가이에는 자리세를 받는 가게가 있고, 관광객을 받지 않는 가게도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 문이나 밀고 들어가기보다, 들어가기 전에 자리세와 손님 정책을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카운터에 앉아 짧게라도 주문을 주고받아야 하는 자리라, 간단한 일본어 표현을 미리 챙겨 두면 골목이 한결 편해집니다.
갓파바시 도구 거리, 먹는 대신 사 오는 시장
하루 종일 먹었으니, 이번엔 먹는 도구를 사는 시장입니다. 갓파바시 도구 거리는 다이토구, 우에노와 아사쿠사 사이에 약 800m로 뻗은 상점가로, 조리도구와 식기, 업소용 주방기기를 파는 전문점이 170곳 넘게 모여 있습니다. 식당 진열장에 놓는 플라스틱과 왁스 음식 모형, 이른바 식품 샘플을 파는 가게가 있고,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여는 곳도 있습니다. 칼과 도자기, 젓가락, 칠기를 다루는 전문점도 밀집해 있습니다. 다만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라 업무용 시장입니다. 평일 낮에 가야 제대로 열려 있습니다. 저녁이면 문 닫는 곳이 늘고, 일요일에 쉬는 점포도 있습니다. 촬영을 반기지 않는 가게가 있으니, 카메라는 함부로 들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도쿄메트로 긴자선 다와라마치역에서 가깝고, 아사쿠사에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사쿠사까지 왔다면 센소지 참배로인 나카미세 도리도 같은 결로 붙습니다. 가미나리몬에서 호조몬까지 200m가 넘는 이 길에는 지역 과자와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가 이어져, 걸으며 군것질하기 좋습니다. 대신 오후로 갈수록 사람에 밀려 걷는 속도가 느려지니, 아침 개점 직후가 편합니다.
하루를 시장 시간표에 맞춰 접는 법
결국 하루를 가르는 건 어디가 아니라 언제입니다. 도요스는 새벽, 쓰키지 장외시장은 오전, 아메요코는 오후, 몬자 거리와 신주쿠의 요코초는 저녁. 문제는 이 순서를 지도 위에 얹는 순간 드러납니다. 도요스와 쓰키지는 도쿄만 쪽, 아메요코는 우에노, 몬자는 쓰키시마, 요코초는 신주쿠. 방향이 사방으로 튑니다. 시장 여덟 곳을 하루에 다 넣겠다는 계획이 대개 이동에 하루를 헌납하는 것으로 끝나는 이유입니다. 현실적인 답은 시간대가 맞는 두세 곳을 골라 한 덩어리로 묶는 것입니다.
Trip Pagoda는 이 문제를 시간표 위에서 풉니다. 저장해 둔 시장과 골목을 My Trip에 넣으면, 도요스는 새벽, 아메요코는 오후 하는 식으로 각자 여는 시각을 따져 같은 방향끼리 하루로 묶고, 예상 예산과 비 오는 날 대체 코스까지 계산합니다. 시장 후보만 먼저 훑어보고 싶다면 도쿄의 장소를 정리해 둔 목록부터 열어 봐도 됩니다. 내려간 셔터 앞에서 헛걸음하는 대신, 문 여는 시각에 맞춰 하루를 접어 주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