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지하철 패스,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나
도쿄 지하철 패스는 도쿄메트로와 도에이를 묶은 서브웨이 티켓이 답이다. 도쿄만 도는 일정에 전국 JR 패스를 사면 낭비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도 짚었다.
도쿄 지하철 패스, 무엇을 사고 무엇을 사지 않나
도쿄 안에서만 다닐 거라면 전국 JR 패스는 사지 않는 게 맞다. 도쿄 지하철 패스는 도쿄메트로와 도에이를 하루 단위로 묶은 도쿄 서브웨이 티켓 한 장이면 대개 충분하고, 야마노테선처럼 JR을 자주 탈 때만 IC 카드를 곁들이면 된다. 왜 그런지는 도쿄의 철도가 여러 회사로 쪼개져 있다는 사실 하나에서 다 나온다.
도쿄 안에서만 돈다면 전국 JR 패스는 사지 않는다
전국 JR 패스는 이름 그대로 JR 노선에만 쓰는 패스다. 도쿄의 지하철은 JR이 아니다. 그래서 이 패스로는 지하철 개찰을 통과하지 못하고, 신칸센 노조미도 추가 요금 없이는 탈 수 없다. 도쿄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일정에 이걸 사두면, 정작 도쿄 안 이동에는 거의 못 쓰고 값만 치른 셈이 된다. 여행자가 도쿄에서 저지르는 대표적인 낭비가 이것이다. JR 패스가 제값을 하는 때는 따로 있다. 도쿄를 벗어나 여러 도시를 신칸센으로 오갈 때다. 도쿄에만 머문다면 셈은 완전히 뒤집힌다.
도쿄의 지하철은 회사가 둘이다
도쿄 지하철은 도쿄메트로와 도에이 지하철, 두 사업자가 나눠 운영한다. 여기에 JR 동일본의 야마노테선 같은 노선과 게이오, 오다큐, 도부, 게이세이, 게이큐, 도큐 같은 사철이 별개로 얹힌다. 회사가 다르면 개찰도 따로다. 사업자가 바뀌는 환승에서는 개찰을 한 번 나갔다 다시 들어간다. 아사쿠사의 센소지만 봐도 그렇다. 아사쿠사역에는 도쿄메트로 긴자선, 도에이 아사쿠사선, 도부 스카이트리라인이 함께 지난다. 세 회사가 한 지명 아래 겹쳐 있는 셈이다. 이 구조를 모르면 지하철 패스 한 장으로 다 되려니 하고 움직였다가, JR이나 사철 구간에서 개찰기에 막힌다. 동쪽과 서쪽 구역이 각각 어디까지인지는 도쿄 구역별 정리에서 먼저 훑어 두면 감이 잡힌다.
Tokyo Subway Ticket이 유리한 여행과 불리한 여행
도쿄 서브웨이 티켓은 도쿄메트로와 도에이 지하철 전 노선을 24시간, 48시간, 72시간 단위로 무제한 타는 패스다. JR과 사철은 안 된다. 지하철을 하루에 여러 번 갈아타며 도는 날이라면 이 패스가 값을 한다. 아사쿠사에서 우에노 공원과 아메요코 시장을 돌고, 아키하바라로 넘어갔다가, 오후에 신주쿠 교엔까지 가는 날을 떠올리면 된다. 반대로 지하철을 몇 번 타지 않는 날이거나 이동이 대부분 야마노테선 같은 JR 위에서 이뤄진다면, 패스는 오히려 손해다. 신주쿠 교엔은 도쿄메트로 마루노우치선 신주쿠교엔마에역에서 가깝지만,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는 JR 시부야역으로 들어가는 편이 낫다. 결국 자기 동선이 지하철 위에 얼마나 얹히는지를 먼저 그려 보고 사는 게 순서다. 하코네처럼 도쿄를 벗어나는 날은 이 패스도 JR 패스도 소용없다. 하코네는 오다큐선이 신주쿠에서 하코네유모토까지 직통으로 잇고, 그 안의 이동은 하코네 프리패스가 따로 묶는다. 근교로 나가는 날은 그 노선에 맞는 표를 그날만 따로 끊으면 된다.
나리타에서 시내로, 스카이라이너와 나리타 익스프레스
나리타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은 크게 둘이다.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는 나리타공항에서 닛포리역까지 최속 36분으로 가장 빠르다. 닛포리에서 JR 야마노테선이나 게이힌토호쿠선으로 갈아타면 도심으로 이어진다. 다른 하나는 JR 나리타 익스프레스다. 도쿄역 방면으로 직결하니,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도심에 닿고 싶을 때 쓴다. 지하철 패스가 어차피 필요한 일정이라면, 스카이라이너 편도나 왕복에 도쿄 서브웨이 티켓을 묶은 세트권이 있다. 공항에서 표를 한 번에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 편하다. 다만 스카이라이너는 닛포리에서 한 번 더 갈아타야 하니, 숙소가 도쿄역 쪽이면 나리타 익스프레스가 더 단순하다.
하네다에서 시내로, 게이큐선과 도쿄 모노레일
하네다공항은 나리타보다 도심에 가깝다. 여기서는 게이큐선이 센가쿠지역을 거쳐 도에이 아사쿠사선으로 직통 운행하는 열차가 많다. 이 직통을 타면 환승 없이 아사쿠사역까지 이어진다. 아사쿠사에 숙소를 잡았다면 하네다에서 센소지 앞까지 표 한 장으로 가는 셈이다. 다른 하나는 도쿄 모노레일이다. 하마마쓰초 방면으로 이어지니, 목적지가 하마마쓰초나 그 주변이라면 이쪽이 자연스럽다. 어느 쪽이든 하네다는 도심 접근이 짧아, 도착 첫날 일정을 조금 더 욕심내 볼 여지가 있다.
IC 카드 한 장이 대신해 주는 것
스이카나 파스모 같은 IC 카드는 개찰기에 터치해서 탄다. 회사가 달라도 카드 한 장으로 통과한다. 도쿄메트로에서 JR로, JR에서 사철로 넘나드는 환승에서 표를 매번 새로 사는 수고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IC 카드가 없으면 사업자가 바뀔 때마다 표를 다시 끊어야 한다. 패스가 유리한 날은 패스로, 이동이 흩어지는 날은 IC 카드로 계산하면 패스 값을 못 뽑는 날의 손해를 피한다. 그래서 도쿄 서브웨이 티켓과 IC 카드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역할을 나눠 가지는 사이다. 충전하거나 노선을 물어야 할 때를 대비해 기본 여행 표현 몇 개를 익혀 두면 개찰 앞에서 덜 헤맨다.
개찰을 다시 통과하는 시간을 일정에 미리 넣는 법
회사가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때는 개찰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는 시간이 든다. 같은 역 이름이라도 JR과 도쿄메트로의 시부야역은 개찰을 따로 통과해야 해서, 갈아타려면 걸어야 한다. 이런 환승이 하루에 여러 번 쌓이면, 지도 위 거리로는 가까워 보여도 시간이 계속 새어 나간다. 그래서 도쿄에서는 한 구역을 한 덩어리로 묶어 도는 편이 유리하다. 동쪽의 아사쿠사, 우에노, 도쿄 스카이트리를 하루에 몰고, 서쪽의 신주쿠와 시부야를 다른 날로 가르는 식이다. 신주쿠에서는 도쿄도청 전망대처럼 역에서 가까운 무료 장소를 끼워 넣으면 환승 없이 반나절이 채워진다. 반대로 아사쿠사와 시부야를 같은 날에 넣으면, 개찰을 다시 통과하는 시간이 겹겹이 쌓여 이동에 하루가 녹는다.
저장한 장소를 날짜와 노선 위에 옮기는 법
패스를 어느 걸로 살지는 결국 하루 동선이 지하철 위에 얼마나 얹히느냐로 갈린다. 그런데 저장한 장소만 쌓이고, 그게 며칠에 어떻게 흩어지는지는 좀처럼 안 그려진다. Trip Pagoda의 My Trip은 같은 구역을 한 덩어리로 묶어 날짜와 시간대 위에 앉히기 때문에, 그 묶음만 봐도 하루에 지하철을 몇 번 갈아타는지, 서브웨이 티켓이 값을 하는 날인지 아닌지가 바로 드러난다. 회사가 갈리는 개찰이 하루에 몇 번 끼는지까지 동선에 반영되고, 비가 오는 날 실내로 바꾼 대체 코스도 함께 나온다. 계정 없이 무료로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