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3박4일 코스, 이동에 하루를 버리지 않는 순서
도쿄 3박4일이 꼬이는 건 볼거리가 아니라 이동입니다. 동쪽과 서쪽으로 하루를 갈라 한 권역씩 묶고, 비 예보와 반나절 마지막 날까지 미리 계산한 동선입니다.
도쿄 3박4일 코스, 이동에 하루를 버리지 않는 순서
도쿄 3박4일이 꼬이는 건 볼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동선 때문입니다. 도쿄를 동쪽과 서쪽 두 덩어리로 나눠 하루에 한 권역씩만 돌면, 사흘 밤짜리 일정이 이동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1일차는 아사쿠사와 스미다강, 2일차는 우에노와 야네센, 3일차는 신주쿠에서 시부야, 4일차는 공항 방향의 정원 하나로 접습니다.
도쿄 3박4일이 무너지는 지점은 언제나 이동이다
도쿄는 지도 한 장으로는 한 도시처럼 보이지만, 막상 다녀 보면 두 도시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쌓인 동쪽 시타마치가 아사쿠사와 우에노라면, 지금 움직이는 서쪽 도심은 신주쿠와 시부야입니다. 이 둘을 같은 날에 욱여넣으면 남는 건 지하철 안에서 흘려보낸 반나절입니다. 여행자가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여기서 나옵니다. 하루에 아사쿠사, 시부야, 오다이바를 다 넣으려다 이동에 하루를 통째로 녹이는 것입니다.
이동이 새는 데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도쿄의 지하철은 도쿄메트로와 도에이 지하철, 두 회사로 나뉘어 있고 여기에 JR과 여러 사철이 별개로 얹힙니다. 사업자가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때는 개찰을 다시 통과합니다. 그래서 하루를 한 권역으로 묶어 두면 이 환승 손실 자체가 줄어듭니다. 스이카나 파스모 같은 IC 카드를 한 장 쥐고 있으면 표를 매번 사는 시간은 아낄 수 있지만, 회사가 갈리는 개찰의 벽까지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1일차, 동쪽 시타마치를 한 덩어리로
첫날은 아사쿠사에서 시작합니다. 센소지는 다이토구 아사쿠사에 자리한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로, 창건이 645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문인 가미나리몬에 걸린 붉은 대형 초롱은 약 700kg에 이르고, 문에서 호조몬까지 200m 넘게 이어지는 나카미세 상점가에는 유카타와 부채, 지역 과자를 파는 가게가 늘어섭니다. 문제는 붐빔입니다. 낮의 나카미세는 통행 속도가 사람 속도에 묶입니다. 그래서 센소지는 이른 아침에 먼저 훑든가, 아니면 경내 조명이 들어오고 인파가 빠진 저녁에 다시 찾는 편이 낫습니다.
오후에는 스미다강 건너편의 도쿄 스카이트리로 넘어갑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타워이고, 그 634m라는 높이 자체가 옛 지명 무사시를 숫자로 바꿔 부른 이름입니다. 전망은 일몰 전후가 가장 좋습니다. 다만 스카이트리는 날씨를 크게 탑니다. 흐린 날에는 전망 가치가 급락하니, 하늘을 보고 올라갈지 말지를 정하세요. 구름이 낮게 깔린 날이라면 굳이 표를 사지 말고 아사쿠사 골목에 시간을 더 쓰는 게 이득입니다.
2일차, 우에노의 박물관과 야네센 골목
둘째 날도 동쪽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문을 여는 곳은 우에노 공원입니다. 옛 간에이지 터에 1873년 들어선 오래된 공원이지만, 둘째 날 여기를 먼저 넣는 진짜 이유는 공원 안에 박물관이 몰려 있어서입니다. 그 중심인 도쿄국립박물관은 비가 와도 하루가 무너지지 않는 안전한 카드라, 날씨가 어중간한 날 오전에 걸어 두기 좋습니다. 개관 직후가 가장 조용합니다. 벚꽃철이라면 우에노는 다른 얼굴이 됩니다. 공원 안 벚나무가 약 800그루라 도쿄에서 가장 붐비는 하나미 명소가 되고, 주말 낮에는 자리를 깐 인파에 산책로가 막혀 아침이 아니면 걷기 어렵습니다.
공원을 내려오면 JR 우에노역과 오카치마치역 사이 고가 아래에 아메요코 시장이 있습니다. 전후 암시장에서 출발한 재래 시장으로, 사탕(아메) 가게가 많아 아메야요코초라 불리던 것이 이름의 유래입니다. 지금은 400곳이 넘는 점포가 늘어서 있고, 오후에 가장 활기가 돕니다. 호객이 센 편이니 마음에 없으면 눈만 맞추지 않으면 됩니다.
오후 늦게는 야네센으로 발을 옮깁니다. 야나카, 네즈, 센다기 세 동네를 묶어 부르는 이름으로, 이 일대는 전쟁과 지진의 큰 피해를 면해 옛 시타마치의 골격이 남았습니다. 그 중심인 야나카 긴자는 등불이 걸린 약 170m 구간에 약 60개 점포가 늘어선 레트로 상점가입니다. 늦은 오후, 등이 켜질 무렵이 가장 좋습니다. 반대로 이른 아침에는 점포 대부분이 닫혀 있으니 오전에 가면 헛걸음입니다. 좁은 골목에 주민 생활권이 겹치는 동네라, 가게 안을 찍을 때는 허락을 구하는 게 예의입니다.
3일차, 신주쿠에서 시부야로 서쪽 축
셋째 날에 비로소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아침은 신주쿠 교엔에서 엽니다. 58.3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부지라, 같은 시간에도 우에노보다 사람이 흩어져 서쪽 하루를 조용히 여는 데 유리합니다. 안에는 프랑스식, 영국식, 일본 전통 정원이 섞여 있어 걷는 길의 표정이 자주 바뀝니다. 다만 입장료를 받는 유료 정원이라 술 반입 같은 제약이 있어, 우에노식으로 자리를 깔고 노는 하나미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이어 하라주쿠와 요요기 사이의 메이지 신궁으로 갑니다. 1920년에 세운 신사인데, 오래돼 보이는 경내 숲이 실은 그때 전국에서 나무를 받아 심은 인공림입니다. 서쪽 날에 이곳을 아침으로 잡는 이유는 시간대에 있습니다. 개문 직후라야 참도의 자갈 소리와 숲의 밀도가 살아 있고, 사람이 차기 전에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정월 하쓰모데 기간만은 예외라, 그 시기라면 참배 인파를 각오해야 합니다.
하루의 끝은 시부야입니다. 시부야역 앞 스크램블 교차로는 다섯 갈래 길이 만나는 곳으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횡단보도로 올라 있습니다. 사람 밀도는 저녁, 특히 금요일 밤에 가장 높습니다. 교차로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싶다면 주변 상업시설의 상층부를 쓰면 됩니다. 2019년 문을 연 시부야 스카이는 옥상이 열려 있어 스크램블을 내려다보는 각도가 나오고, 맑은 날에는 후지산 방향까지 시야가 열립니다. 단, 옥상은 강풍이나 뇌우에 따라 폐쇄되니 궂은 날엔 기대를 접는 게 좋습니다.
4일차, 공항 가기 전 반나절을 쓰는 법
마지막 날은 대개 반나절입니다. 오후 비행기라면 짐을 끌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대신, 공항 방향에 가까운 장소 하나로 조용히 접는 편이 낫습니다. 하마리큐 정원이 그 자리에 잘 맞습니다. 도쿄만에 접해 있어 공항 방향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데다, 짐이 있는 마지막 날에도 반나절이면 충분한 크기입니다. 1654년 매립지에 별저를 지은 데서 시작된 에도 시대 다이묘 정원으로, 조수를 따라 바닷물이 드나드는 시오이리 연못은 도쿄에 남은 유일한 해수 연못입니다. 고층 빌딩을 배경에 두고 정원을 담으려면 빛이 낮은 오전이 낫습니다. 스미다강 수상버스가 이 정원과 아사쿠사를 잇기도 해서, 마지막 동선을 물길로 접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굳이 마지막 날까지 새 관광지를 욱여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짐을 끌고 움직이는 날이라 몸은 이미 무겁고, 공항 가는 길에 여유를 남겨 두는 편이 사흘의 피로를 덜어 줍니다.
비가 오면, 그리고 근교 하루를 넣고 싶다면
일본의 장마는 대체로 6월 초에 시작해 7월 중순에 끝나고, 여름은 고온다습합니다. 비 예보가 뜨면 그날 하루를 통째로 실내로 갈아끼웁니다. 우에노 공원 안 박물관군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고, 도쿄도청 전망대는 실내에서 돈을 들이지 않고 도시를 내려다보는 무료 대안입니다. 아메요코와 갓파바시 도구 거리처럼 고가 아래와 아케이드를 걷는 구간도 비를 덜 맞습니다. 몰입형 디지털 아트인 팀랩도 좋은 우천 대안이지만, 여기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지브리 미술관은 전면 사전 예약제라 현장에서 표를 팔지 않고, 팀랩도 사전 예약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비 오는 날 이 카드를 쓰려면 미리 예약을 쥐고 와야 합니다.
근교 당일치기를 넣을 자리가 있는지도 자주 묻습니다. 3박4일이라면 도쿄 안을 우선하되, 하루를 온전히 비울 수 있을 때만 근교를 붙이는 게 안전합니다. 이동이 짧은 가와고에나 가마쿠라는 하루를 크게 축내지 않지만, 하코네나 닛코는 이동이 길어 도쿄 도심 일정이 얇아지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하코네는 맑은 날에만 값어치가 나옵니다. 흐리면 후지산이 보이지 않아 코스 가치가 크게 떨어지니, 날씨를 보고 붙일 하루입니다.
네 날을 날짜 위에 옮겨 적을 때
여기까지가 순서입니다. 문제는 늘 그다음입니다. 가고 싶은 곳은 저장할수록 늘어나는데, 그걸 날짜와 시간대 위에 앉히는 일은 손이 많이 갑니다. 어느 곳을 같은 날로 묶어야 개찰을 덜 통과하는지, 아침에 갈 곳과 저녁에 갈 곳이 뒤바뀌진 않았는지, 비가 오면 무엇을 대신 넣을지를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지도 앱과 메모장 사이를 오가느라 시간이 갑니다.
Trip Pagoda의 My Trip이 하는 일이 정확히 그 정리입니다. 저장한 장소를 같은 권역끼리 묶어 하루로 앉히고, 아침과 저녁 순서, 예상 예산까지 맞춰 네 날의 동선표로 펼쳐 줍니다. 개찰을 다시 통과하는 환승이 하루에 몇 번 끼는지가 그 묶음에 드러나고, 비 예보가 낀 날은 그날만 실내로 바꾼 대체 코스도 같이 나옵니다. 도쿄에서 무엇을 담을지부터 다시 보고 싶다면 도쿄 장소 목록을, 하루 단위 코스의 뼈대를 빌리고 싶다면 여행 레시피를 먼저 열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