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비 오는 날 가볼만한 곳, 젖지 않고 이어지는 실내 동선
삿포로 비 오는 날 가볼만한 곳은 대개 지하와 실내입니다. 치카호와 지하상가, 다누키코지 실내 동선과 반나절, 하루짜리 대안을 젖지 않게 정리했습니다.
삿포로 비 오는 날 가볼만한 곳, 젖지 않고 이어지는 실내 동선
삿포로 비 오는 날 가볼만한 곳을 찾는다면, 답은 대개 지하와 실내에 있습니다. 치카호와 지하상가, 지붕 덮인 다누키코지 아케이드가 도심을 젖지 않고 통과하는 축입니다. 반나절이 남으면 삿포로 팩토리나 맥주 박물관으로, 하루가 통째로 비면 시로이 코이비토 파크나 홋카이도 박물관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대신 먼저 접어야 할 건 모이와산 같은 야외 전망대입니다. 궂은 날엔 올라가 봐야 시야가 없습니다.
삿포로 비 오는 날, 전망대는 다음으로 미룬다
악천후에 모이와산이나 오쿠라야마 같은 전망대를 강행하면, 정작 보러 간 야경이 사라집니다. 해발 531미터 모이와산 정상은 시내보다 훨씬 춥고 바람도 셉니다. 흐린 날엔 그 고생 끝에 흰 구름만 보고 내려옵니다. 로프웨이 대기에 왕복 이동 시간까지 감안하면, 날이 갠 다음 날로 미루는 편이 낫습니다. 겨울 삿포로는 해가 이르게 집니다. 야외 일정을 오전과 이른 오후에 몰아 두고 흐린 시간대를 실내로 채우는 게 기본이고, 비나 눈은 그 순서를 조금 앞당길 뿐입니다.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 도심을 통과한다
삿포로 도심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지하로 거의 다 이어집니다. 축은 치카호입니다. 2011년 개통한 이 지하보행공간이 JR 삿포로역과 지하철 오도리역을 약 520미터 직선으로 잇고, 통로 중간에는 전시나 마르셰 같은 이벤트 공간이 상설로 열립니다. 오도리역부터는 지하상가가 이어받습니다. 동쪽으로는 오로라타운이 오도리 공원 지하를 따라 삿포로 TV 타워 방향으로, 남쪽으로는 폴타운이 삿포로 에키마에도리 지하를 따라 스스키노역까지 뻗습니다. 폴타운 중간이 다누키코지와 맞닿아 있어, 삿포로역에서 스스키노까지 지상으로 한 번도 나오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다만 출퇴근 시간대에는 치카호 통행량이 많으니, 큰 짐이 있으면 그 시간대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다누키코지, 지붕이 덮인 1킬로미터
다누키코지 상점가는 오도리와 스스키노 사이를 동서로 관통하는 아케이드입니다. 전체 길이가 약 1킬로미터, 상점이 약 200곳 늘어서 있고, 지붕이 덮인 구간은 니시 1초메에서 니시 7초메까지입니다. 1873년에 이 일대에 다누키코지라는 이름이 붙었고, 지금처럼 연속된 아케이드 지붕은 1960년 대규모 개축 때 씌워졌습니다. 지붕 아래로는 비도 눈도 맞지 않고 한참을 걷습니다. 초메마다 결이 조금씩 달라서, 서쪽으로 갈수록 관광객 밀도가 낮아집니다. 활기가 가장 도는 시간은 저녁입니다.
삿포로 팩토리의 유리 지붕 아래
삿포로 팩토리는 도심 동쪽, 주오구 끝자락에 있는 복합 상업시설입니다. 1876년 개척사가 세운 맥주 양조소가 있던 자리로, 일본인이 처음 세운 맥주 양조장으로 전해집니다. 양조장이 떠난 뒤에도 건물을 헐지 않고 상업시설로 바꿔 1993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비 오는 날 이곳을 권하는 이유는 중심부의 아트리움입니다. 높이 약 39미터, 길이 약 84미터에 대형 유리 지붕이 덮여, 홋카이도 최대급 전천후 아트리움으로 꼽힙니다. 유리 천장으로 빛이 들어와 실내인데도 답답하지 않고, 겨울에는 이 아래에 대형 트리가 섭니다. 지하철 도자이선 버스센터마에역에서 도보 약 3분이라 찾아가기도 쉽습니다.
붉은 벽돌 안에서 반나절, 삿포로 맥주 박물관
이름이 비슷해 자주 헷갈리지만,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삿포로 팩토리와 다른 장소입니다. 박물관은 도심 동쪽 히가시구에 있고, 일본에 하나뿐인 맥주 전문 박물관으로 통합니다. 건물은 1890년 삿포로제당회사 공장으로 지어졌다가, 이후 맥주 회사가 인수해 양조장으로 썼습니다. 박물관으로 문을 연 건 1987년입니다. 1876년 개척사 맥주 양조소로 거슬러 가는 삿포로 맥주의 역사를 실내에서 차분히 따라갈 수 있어, 날씨가 무너진 반나절을 채우기 좋습니다. 바로 옆 비어 가든에서는 홋카이도의 대표 음식인 징기스칸, 양고기 구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다만 식사 시간대에 예약 없이 가면 대기가 깁니다. 붉은 벽돌 건물과 굴뚝은 눈이 쌓인 겨울에 특히 사진이 잘 나옵니다.
하루가 통째로 비면, 시로이 코이비토 파크와 실내 박물관
반나절이 아니라 하루가 통째로 비면 도심 밖으로 나가 볼 만합니다. 시로이 코이비토 파크는 니시구 미야노사와에 있는 제과 회사 이시야의 테마 시설입니다. 공장 견학 동선에 체험 공방, 상점, 카페가 실내로 죽 이어져서, 비 오는 날에 오히려 반나절이 수월하게 지나갑니다. 시로이 코이비토는 얇은 버터 쿠키 두 장 사이에 화이트 초콜릿을 넣은 이시야의 대표 제품인데, 그 만드는 과정을 유리 너머로 들여다봅니다. 체험 공방은 사전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지하철 도자이선 미야노사와역에서 도보 약 7분입니다.
박물관 쪽을 원하면 아쓰베쓰구 노포로 삼림공원 안의 홋카이도 박물관이 있습니다. 홋카이도의 자연사와 아이누 문화, 근대 개척 과정을 다루는 종합 박물관이라 궂은 날 하루를 온전히 채웁니다. 다만 가까운 홋카이도 개척촌은 실외 중심 시설이라,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박물관 쪽에 무게를 두는 편이 낫습니다. 미나미구의 삿포로 예술의 숲도 후보지만, 이곳의 핵심은 야외 조각미술관입니다. 날씨가 궂은 날에는 실내 미술관과 공예관 위주로 좁혀서 봐야 실망이 없습니다.
실내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JR 타워 T38
전망을 포기하기 아쉽다면 JR 타워 전망대 T38이 날씨에 가장 덜 흔들리는 선택입니다. JR 삿포로역과 바로 연결되고, 6층에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면 38층 지상 약 160미터 높이에서 시내를 360도로 봅니다. 실내 전망대라 비나 눈이 와도 올라가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시야는 결국 날씨가 정합니다. 흐린 날에는 유리창 밖이 뿌옇습니다. 그래도 모이와산처럼 로프웨이로 산을 오르는 이동이 없고, 삿포로역에 붙어 있어 남는 시간에 언제든 끼워 넣을 수 있다는 점은 이런 날의 분명한 장점입니다. 참고로 시 외곽의 모에레누마 공원은 실내로 오해하기 쉬운데, 유리 피라미드 실내부를 빼면 대부분 야외 공원이라 폭우나 폭설에는 우선순위가 낮습니다.
우천 대체 코스는 미리 계산해 둘 수 있다
날씨는 바꿀 수 없어도 순서는 바꿀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막상 비가 쏟아질 때입니다. 저장해 둔 곳은 많은데 그중 어디가 실내인지, 지금 선 자리에서 젖지 않고 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그 자리에서 다시 짜기가 번거롭습니다. Trip Pagoda는 삿포로에서 저장한 장소를 날짜별 동선과 시간대로 자동 배치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대체 코스까지 계산합니다. 실내 후보만 추려 보고 싶으면 삿포로 장소 목록에서 성격별로 훑어볼 수 있고, 지금 선 자리 주변에서 갈 곳을 찾는다면 로컬 모드가 가깝습니다. 흐린 하루를 통째로 버리는 대신, 내 여행에 담아 둔 목록을 그날 날씨에 맞춰 다시 배열해 보세요. 계정 없이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