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주유패스, 이코카, JR 패스 중 무엇을 사야 하나
오사카 주유패스는 요금이 아니라 그날 동선 밀도로 본전이 갈린다. 유료 시설을 여러 곳 도는 날엔 주유패스, 이동만 잦은 날엔 메트로 1일권을 고른다.
오사카 주유패스, 이코카, JR 패스 중 무엇을 사야 하나
오사카에서 어떤 패스를 살지는 요금표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날 유료 시설을 몇 곳 도는지, 지하철을 몇 번 타는지, 이 두 가지가 본전을 가릅니다. 시설을 여러 곳 도는 날이면 오사카 주유패스, 이동만 잦은 날이면 메트로 1일권이 답입니다. JR 패스로는 애초에 오사카 지하철을 탈 수 없고, 이코카는 셋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하나 만들어 두면 되는 카드입니다.
패스의 본전은 요금이 아니라 그날의 동선 밀도로 갈린다
오사카의 교통 패스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이동만 묶는 것과, 이동에 시설 입장까지 묶는 것입니다. 앞의 것이 오사카 메트로 1일권이고, 뒤의 것이 오사카 주유패스입니다.
어느 쪽이든 그날 그 기능을 실컷 써야 본전이 나옵니다. 유료 전망대와 시설을 하루에 서너 곳 들어가는 날이라면 입장까지 얹은 주유패스가 유리합니다. 유료 입장은 거의 없이 지하철만 자주 타는 날이라면 이동만 묶은 1일권으로 족합니다. 종일 걷기만 하는 날은 둘 다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 저울에 올릴 것은 패스끼리의 요금이 아니라 내가 짠 하루의 성격입니다. 요금표부터 펼치면 순서가 거꾸로 됩니다.
JR 패스로 오사카 지하철은 탈 수 없다
여행자가 가장 자주 틀리는 지점입니다. JR 패스는 이름 그대로 JR 노선 전용입니다. 그런데 오사카 지하철은 JR이 아니라 오사카 메트로라는 별개 사업자가 운영합니다. JR 패스를 손에 쥐고 지하철 개찰구에 대도 문이 열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패스가 제 몫을 하는 건 신칸센이나 장거리 JR 특급을 여러 번 탈 때입니다. 도쿄나 히로시마를 오가는 긴 구간이 일정에 있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오사카 시내만 도는 하루에는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오사카 안에서 JR이 닿는 곳이라야 오사카역과 덴노지, 오사카조코엔을 잇는 순환선 정도입니다. 시내 관광이 미도스지선을 축으로 지하철 위에서 돌아간다면, JR 패스는 시내 이동 수단 후보에서 빼는 편이 맞습니다.
이코카는 사실 고민할 거리가 아니다
이코카는 JR 서일본이 발행하는 충전식 IC 카드입니다. 태그인, 태그아웃 방식이라 오사카 대부분의 전철, 지하철, 시내버스에서 그대로 통합니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끼어듭니다. 이코카와 패스를 양자택일로 여기는 것입니다.
둘은 서로를 밀어내는 관계가 아닙니다. 이코카는 패스가 없는 날, 혹은 패스로 처리되지 않는 자잘한 이동을 태그 한 번으로 넘기는 카드입니다. 살까 말까 저울질할 물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일단 하나 만들어 두고, 패스는 그날그날 따로 판단하면 됩니다. 어디서 사느냐도 간단합니다. 발행처가 JR 서일본이니 JR 역의 발매기나 창구에서 마련하면 됩니다.
주유패스가 성립하는 하루, 성립하지 않는 하루
주유패스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무제한에 여러 시설 입장이 함께 묶인 관광 패스입니다. 요즘은 실물 카드 없이 디지털 QR로 운영되고, 어떤 시설이 포함되는지와 값은 자주 바뀝니다. 그러니 포함 목록을 통째로 외우려 들 필요는 없습니다. 그날 무엇이 들어가는지만 공식 안내로 확인하면 됩니다.
패스가 성립하는 하루는 유료 시설이 촘촘하게 붙는 날입니다. 가령 오사카성 천수각, 신세카이의 츠텐카쿠 전망탑, 우메다 스카이빌딩의 공중정원 전망대, 덴노지 아베노의 하루카스 300 전망대, 베이 에어리어의 가이유칸과 그 옆 덴포잔 대관람차처럼 입장권을 받는 곳들입니다. 이런 유료 시설을 하루에 서너 곳 돌고 그 사이를 지하철로 건너뛰는 날이라야 패스를 살 값이 나옵니다. 다만 그중 무엇이 그날 주유패스에 실제로 포함되는지는 공식 목록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편 하루도 뚜렷합니다. 텐진바시스지 상점가를 끝에서 끝까지 걷고, 도톤보리에서 저녁을 먹고, 신사이바시에서 쇼핑하는 날에는 유료 입장이 거의 없습니다. 걷는 구간이 대부분이라 지하철도 몇 번 타지 않습니다. 이런 날 주유패스를 사면, 어차피 무료로 도는 거리를 돌면서 패스값만 얹는 꼴이 됩니다. 흔한 실수가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패스부터 덜컥 사놓고 정작 유료 시설은 두세 곳밖에 들르지 않는 경우입니다.
메트로 1일권으로 충분한 날
시설에는 안 들어가면서 지하철은 자주 타는 날도 있습니다. 아침에 우메다에서 출발해 오사카성 공원(무료 구역)을 걷고, 미나미로 내려왔다가, 다시 신세카이 거리를 훑는 식입니다. 이런 하루에는 시설이 빠진 오사카 메트로 1일권이 맞습니다. 전 노선과 시내버스가 하루 무제한이라, 지하철을 대여섯 번 타는 날이면 낱장을 끊는 것보다 확실히 쌉니다.
그렇다고 1일권을 반사적으로 집을 일도 아닙니다. 지하철을 두세 번밖에 안 타는 날이라면 셈이 달라집니다. 오사카 지하철 단거리 요금은 카페 커피 한 잔보다 싼 수준이어서, 이동이 뜸한 날은 그냥 탈 때마다 내는 편이 오히려 이득입니다. 1일권이 힘을 쓰는 건 하루가 지하철로 도시를 통째로 가로지르는 날입니다.
패스를 고르기 전에 동선을 먼저 확정하는 순서
패스가 동선을 정하는 게 아닙니다. 동선이 패스를 정합니다. 패스부터 손에 넣고 하루를 거기에 끼워 맞추면 본전이 어긋나기 쉽습니다. 순서만 뒤집으면 됩니다. 가고 싶은 곳을 먼저 모아 날짜별로 흩어 놓고, 그날 하루가 어떤 성격인지부터 봅니다. 유료 시설로 빡빡한 날인지, 종일 걷는 날인지, 지하철로 도시를 가로지르는 날인지. 그 윤곽이 잡히는 순간 패스는 거의 저절로 정해집니다.
오사카의 장소들을 훑어보면 어디가 입장권을 받는 시설이고 어디가 그냥 걷는 거리인지 미리 갈라 볼 수 있습니다. 마음에 둔 곳을 저장해 My Trip에 넣으면 날짜별 동선과 시간대에 예상 예산까지 얹어 배치해 주는데, 이 예상 예산이야말로 그날 유료 시설이 몇 곳 걸리는지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그 숫자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주유패스냐 1일권이냐 낱장이냐는 저절로 답이 나옵니다. 어디부터 넣을지 아직 못 정했다면 결정 도우미로 후보를 먼저 좁혀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