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2박 3일 코스, 구역으로 묶어 이동을 줄이는 법
교토 여행 코스 2박 3일은 장소가 아니라 순서에서 갈립니다. 히가시야마, 아라시야마, 후시미를 하루씩 앵커로 잡아 개문 시간에 맞춰 도는 동선을 정리했습니다.
교토 2박 3일 코스, 구역으로 묶어 이동을 줄이는 법
교토 여행 코스 2박 3일의 성패는 어디를 넣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서로 도느냐에서 갈립니다. 교토는 구역과 구역 사이에서 시간이 새는 도시입니다. 히가시야마 남부와 아라시야마, 후시미 이나리를 각각 하루의 앵커로 고정하고, 그 안에서 개문 시간과 인파에 맞춰 순서를 짜면 가장 덜 지칩니다. 아래 골격을 그대로 날짜에 얹어도 됩니다.
교토 일정은 거리보다 순서에서 무너진다
지도에서는 붙어 보이던 두 곳이 실제로는 한참 걸어야 닿습니다. 히가시야마의 남북 구간, 아라시야마 안쪽의 사가토리이모토 방면이 특히 도보 거리를 얕보기 쉬운 곳입니다. 여기에 사찰까지 하루에 여러 개 욱여넣으면, 이동만 하다 하루가 갑니다.
그래서 목록이 아니라 구역이 결론이 됩니다. 히가시야마, 아라시야마, 라쿠호쿠, 후시미. 이렇게 구역 단위로 하루를 묶어야 이동이 줄어듭니다. 여기에 시간대를 한 겹 더 얹습니다. 주요 사찰은 대체로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 사람이 몰리고, 개문 직후 한두 시간이 가장 조용합니다. 순서를 이 리듬에 맞추면 같은 장소도 전혀 다르게 남습니다.
1일차, 히가시야마 남부를 개문 시간에 맞춰 연다
첫날은 히가시야마 남부의 언덕에서 시작합니다. 기요미즈데라(清水寺)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고도 교토의 문화재"에 든 사찰입니다. 절벽 밖으로 내민 본당 무대는 높이 약 13미터의 느티나무 기둥을 못 하나 없이 짜 올린 가케즈쿠리 공법으로 세워졌습니다. 참배로가 종일 붐비니, 개문 직후가 사실상 유일하게 한산한 시간입니다. 게이한 기요미즈고조역이나 시버스 정류장에서 언덕길을 올라 닿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산넨자카와 니넨자카(三年坂, 二年坂)를 지납니다. 전신주도 전선도 없는 중요전통적건조물군보존지구라, 목조 마치야가 끊기지 않고 이어집니다. 오전 10시를 넘기면 인파에 밀려 사진 한 장 담기 어렵습니다. 돌계단이 미끄러워 캐리어를 끌고 지나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길 끝은 야사카 신사(八坂神社)로 이어집니다. 기온 마쓰리를 주관하는 신사로, 시조도리 동쪽 끝에서 마루야마 공원과 맞붙어 있습니다. 늦은 오후라면 뒤편 공원까지 걸어 하루를 닫기 좋습니다. 시간과 체력이 남으면 남쪽의 산주산겐도(三十三間堂)를 붙입니다. 길이 120미터, 일본에서 가장 긴 목조 건축입니다. 그 안에 천수관음 1,001구가 줄지어 선 실내 공간이라, 오후 늦게나 비 오는 날에 넣기 알맞습니다.
2일차, 아라시야마와 사가노를 이른 아침부터
둘째 날은 서쪽 아라시야마입니다. 이 구역의 축은 대나무길(竹林の小径)입니다. 덴류지 북문과 오코치산소 별장 인근을 잇는 약 400미터의 평탄한 길인데, 비어 있는 시간은 해 뜬 직후뿐입니다. 낮에 가면 대나무가 아니라 앞사람의 어깨를 봅니다. JR 사가아라시야마역, 란덴 아라시야마역, 한큐 아라시야마역 가운데 숙소에서 가까운 쪽으로 들어갑니다.
순서를 조금만 비틀면 동선이 짧아집니다. 덴류지(天龍寺)는 정원 개문이 이른 편입니다. 대숲에 사람이 차기 전에 정원을 먼저 보고 북문으로 빠져 대나무길로 이어지면 발걸음이 겹치지 않습니다. 소겐치 정원은 무소 소세키가 설계했고, 아라시야마의 산세를 그대로 정원 배경으로 끌어들이는 차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오 무렵에는 도게쓰교(渡月橋)로 내려가 가쓰라가와를 건넙니다. 길이 약 155미터의 다리로 일몰 무렵 풍경이 좋지만, 단풍철에는 다리 위를 걷는 것 자체가 정체됩니다. 사람이 몰리는 낮에는 방향을 안쪽으로 트는 편이 낫습니다. 사가토리이모토와 오타기 넨부쓰지는 중심부에서 도보 20분 넘게 떨어져 있어, 정작 아라시야마가 가장 붐비는 시간에 비어 있습니다. 그만큼 더 걸어야 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3일차, 후시미 이나리와 교토역 구역으로 마무리
마지막 날은 남쪽 후시미 이나리 대사(伏見稲荷大社)로 엽니다. 셋째 날의 앵커로 삼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산 전체가 경내이고 밤낮없이 열려 있어, 새벽과 이른 아침이 압도적으로 한산합니다. 봉납된 도리이가 약 1만 기에 이르고, 그중 촘촘히 이어지는 약 800기 구간을 센본토리이라 부릅니다. 낮에는 이 구간이 사진 줄서기에 가깝습니다. 이나리산은 높이 233미터, 정상 왕복은 두세 시간입니다. 중간의 요쓰쓰지 전망까지만 다녀와도 충분합니다. JR 나라선 이나리역이 바로 앞이라 교토역에서 금방 닿습니다.
이른 아침에 후시미를 끝내면, 오전 중 도심으로 올라와 니시키 시장(錦市場)을 붐비기 전에 봅니다. 니시키코지도리를 따라 약 400미터, 약 130개 점포가 이어지는 아케이드 시장입니다. 오후로 갈수록 통로가 막히니 서두르는 편이 낫습니다. 보행 중 취식을 제한하는 점포가 많아, 산 자리에서 먹고 쓰레기는 그 가게에 돌려주는 것이 이곳의 방식입니다. 마지막 밤은 교토역으로 모읍니다. 1997년 문을 연 교토역 빌딩은 대계단과 중앙 홀 위 약 45미터 높이를 가로지르는 스카이웨이를 품은 실내 공간입니다. 야경으로 하루를 닫기에 알맞습니다. 구역별로 어떤 장소가 모여 있는지는 교토 장소 데이터에서 한 번에 훑어볼 수 있습니다.
3박 4일이면 어디를 더할까
교토 3박 4일 코스는 매일을 무리해서 채우기보다 하루를 통째로 더하는 쪽이 안정적입니다. 라쿠호쿠 구역을 한나절로 묶으면 킨카쿠지(金閣寺)의 금박 누각과 료안지(龍安寺)의 석정을 한 흐름에 볼 수 있습니다. 료안지 석정은 돌 15개를 다섯 무리로 놓되, 툇마루 어느 자리에서도 한 번에 15개를 다 볼 수 없게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내를 이미 채웠다면 근교로 방향을 트는 것도 방법입니다. JR 나라선으로 가까운 우지에는 봉황당으로 알려진 뵤도인이 있어, 반나절 일정으로 적당합니다. 구역을 통째로 묶은 코스 조합은 코스 레시피에서 골라 담을 수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버스가 아니라 지하철과 사철로 짠다
동선의 안정성은 무엇을 교통 축으로 잡느냐에서 갈립니다. 교토시 버스 1일권은 과밀 완화를 이유로 이미 폐지됐습니다. 특히 벚꽃철과 단풍철 주말의 시내버스는 만차로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일이 있어, 버스에 일정을 걸면 순서가 통째로 어긋납니다.
그래서 성수기 동선은 지하철과 사철을 뼈대로 삼습니다. 교토에는 남북의 가라스마선과 동서의 도자이선, 두 지하철 노선이 있고 여기에 JR과 한큐, 게이한, 란덴이 겹칩니다. 히가시야마는 게이한, 아라시야마는 란덴과 JR, 후시미는 JR 나라선. 구역마다 정시성이 좋은 사철 축이 하나씩 있습니다. IC 카드(ICOCA, Suica 등)는 전국 호환이라 시내 대부분에서 그대로 찍고 탑니다. 노선을 갈아탈 때마다 표를 새로 끊을 일이 없습니다.
날짜별 동선을 자동으로 배치하는 법
가고 싶은 곳을 저장하기는 쉬운데, 그걸 며칠에 어떤 순서로 나눌지에서 늘 막힙니다. 목록은 길어지는데 하루 단위 순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Trip Pagoda의 My Trip은 담아 둔 장소를 이틀이나 사흘로 갈라 날짜별 동선과 시간대, 예상 예산까지 자동으로 배치하고, 비 오는 날에는 그날만 실내 위주 코스로 바꿔 계산합니다. 무료이고 계정 없이 바로 씁니다. 위 골격을 My Trip의 출발점으로 삼으면, 개문 시간과 구역 사이 이동 손실까지 반영된 순서가 하루 단위로 잡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