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 비가 올 때, 실내로 하루를 다시 짜는 법
비가 오면 후쿠오카에서는 야타이와 후쿠오카 타워부터 무너집니다. 후쿠오카 비 올 때 갈 만한 곳을 구역별로 묶어 실내 하루를 다시 짜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후쿠오카에 비가 올 때, 실내로 하루를 다시 짜는 법
후쿠오카에 비가 오면 저녁의 야타이, 후쿠오카 타워의 조망, 노코노시마로 들어가는 페리가 가장 먼저 무너집니다. 후쿠오카에서 비 올 때 갈 만한 곳을 고르는 순서는 단순합니다. 무너질 것부터 계획에서 지우고, 빈자리를 같은 구역의 실내로 채웁니다. 그래야 우산을 든 채 지도를 되짚는 하루가 되지 않습니다.
비 오는 날 먼저 지워야 할 계획
야타이는 해가 진 뒤에 문을 여는 노천 포장마차입니다. 지붕이 없으니 비바람이 세면 나카스든 텐진이든 나가하마든 그냥 문을 닫습니다. 후쿠오카 타워는 높이 234m 전망 타워라 조망이 전부입니다. 하늘이 흐리면 올라갈 이유가 사라집니다. 노코노시마 아일랜드 파크로 가는 페리는 기상이 나빠지면 아예 결항합니다. 셋 다 비 오는 날 계획에 남겨 두면 그 시간이 그대로 버려집니다.
시기를 알면 대비가 쉽습니다. 후쿠오카의 장마인 츠유는 대략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이 무렵에 비가 몰립니다. 이때 여행한다면 맑은 하루용 계획과 비 오는 하루용 계획을 처음부터 두 벌로 짜 두는 게 좋습니다. 지울 것을 지운 다음에는 남는 시간을 실내로 옮기면 되는데, 관건은 한 구역 안에서 끝내는 것입니다. 비 오는 날 도시를 가로지르는 이동은 그 자체로 피로입니다.
하카타 구역, 캐널시티와 가와바타 상점가와 마치야 향토관
하카타역과 나카스카와바타역 사이에는 비를 거의 맞지 않고 반나절을 보낼 수 있는 삼각지대가 있습니다. 축은 캐널시티 하카타입니다. 1996년 문을 연 복합 상업시설로, 미국 건축가 존 저디가 설계했고 시설 한가운데를 약 180m 길이의 인공 운하가 관통합니다. 개장 당시에는 일본 민간 개발 사상 최대 규모로 소개됐습니다. 상층부에는 규슈 각지의 라멘집을 모은 라멘 스타디움이 있어, 비 오는 날 점심 한 끼가 자연스럽게 붙습니다. 실내 분수 쇼는 정해진 간격으로 반복되니 시간을 맞춰 앉아 볼 만합니다.
여기서 나카스카와바타역 쪽으로 걸으면 가와바타 상점가가 바로 이어집니다. 하카타에서 가장 오래된 상점가입니다. 130년이 넘었고, 약 400m 아케이드에 130곳 안팎의 점포가 늘어서 있습니다. 지붕이 있어 우산을 접고 걸을 수 있고, 하카타 인형이나 하카타오리 같은 이 지역 공예품을 파는 가게가 섞여 있습니다. 다만 저녁이 되면 점포가 일찍 문을 닫으니, 비 오는 오후 일정에 붙이는 게 맞습니다.
시간이 더 남으면 구시다 신사 맞은편의 하카타 마치야 향토관을 30분에서 1시간짜리로 넣습니다. 메이지, 다이쇼 시기 하카타 시민의 생활을 재현한 박물관으로, 세 채의 전통 상가주택으로 이루어져 있고 하카타오리 직조 시연을 볼 수 있습니다. 시연 일정은 유동적이라 그날의 운도 조금 따릅니다. 세 곳이 서로 도보권이라,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는 횟수가 최소로 줄어듭니다.
텐진 지하상가,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 움직이는 법
텐진에서 비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예 지하로 다니는 것입니다. 1976년 문을 연 텐진 지하상가는 규슈 최대 규모로, 남북으로 약 590m 뻗어 있고 12개 통로에 약 150개 점포가 들어서 있습니다. 19세기 유럽풍 바닥돌과 아라베스크 문양 천장으로 통일된 디자인이라, 비 피할 곳 이상의 분위기가 있습니다. 지하철 텐진역, 텐진미나미역과 직결되고 니시테츠 후쿠오카(텐진)역과도 가까워, 텐진 일대를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온 사람은 헤맵니다. 통로가 길고 출구 번호 체계가 복잡해, 나가고 싶은 지상 지점을 미리 정해 두지 않으면 같은 자리를 두 번 지나기 쉽습니다. 목적지 출구 번호 하나만 확인해 두면, 이 지하상가는 비 오는 텐진에서 가장 편한 동선이 됩니다.
국보 금인을 보러 가는 후쿠오카시 박물관
모모치 워터프런트는 맑은 날의 구역입니다. 후쿠오카 타워도 모모치 해변도 하늘이 흐리면 힘을 잃습니다. 그런데 같은 구역에 비 오는 날의 대안이 하나 있습니다. 사와라구 모모치하마의 후쿠오카시 박물관입니다. 상설전 첫 코너에 국보 금인 "한위노국왕(漢委奴國王)"이 전시됩니다. 시카노시마에서 출토된 실물입니다. 섬 이름 탓에 금인이 시카노시마에 있다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발견된 곳이 그 섬일 뿐 실물은 이 박물관에 있습니다. 서기 57년 후한 광무제가 왜의 나국(奴國) 사절에게 내린 것으로 전하는 인장이니, 작아도 하카타가 일찍부터 대륙과 이어져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기대치는 미리 낮춰 두는 게 좋습니다. 금인은 무게 약 108g, 한 변 약 2.3cm의 아주 작은 인장입니다. 웅장한 유물을 상상하고 가면 실망합니다. 그 대신 상설전이 11개 섹션에 걸쳐 후쿠오카 역사를 시대순으로 따라가는 구성이라, 비 오는 오후를 채우기엔 밀도가 좋습니다. 지하철 공항선 니시진역에서 걸어갈 수 있습니다.
같은 모모치 구역에는 미즈호 페이페이돔 후쿠오카도 있습니다. 1993년 문을 연 일본 최초의 개폐식 지붕 야구장이고,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입니다. 후쿠오카 돔, 야후오크돔 같은 옛 이름으로도 검색됩니다. 경기가 없는 날에도 돔에 붙은 복합시설이 실내 대안이 됩니다.
반나절이 통째로 드는 두 곳, 후쿠오카시 미술관과 마린월드
시간이 넉넉하다면, 한 곳에 반나절을 통째로 쓰는 실내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오호리 공원 안의 후쿠오카시 미술관입니다. 1979년에 문을 열고 대규모 리뉴얼을 거쳐 2019년에 다시 열었습니다. 소장품은 약 16,000점. 살바도르 달리, 앤디 워홀, 마르크 샤갈,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상설 소장품에 있고, 야외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조각이 놓여 있습니다. 기획전은 계속 바뀌니, 무엇이 걸렸든 상설 소장품만으로 오후가 간다고 여기고 가면 됩니다.
다른 하나는 우미노나카미치의 마린월드입니다. 히가시구에 있는 수족관으로, "규슈의 바다"를 주제로 약 350종, 3만 개체를 전시합니다. 대형 수조에는 정어리 약 2만 마리가 상어, 가오리와 함께 들어 있고, 이 정어리 군무가 대표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과 마린월드는 이름이 이어져 있어도 별개의 시설입니다. 공원과 수족관을 따로 이용해야 한다는 뜻이라, 이걸 모르고 가면 동선이 어긋납니다. 두 곳 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오가는 시간까지 더하면 하루의 절반은 비워 둬야 합니다.
다자이후에 비가 오면 규슈국립박물관으로
시내를 벗어나는 날에 비가 온다고 다자이후를 통째로 접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자이후 텐만구 경내에서 무빙워크가 놓인 통로로 규슈국립박물관까지 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참배길만 짧게 걷고 나머지 시간을 실내로 옮기면, 비가 오히려 박물관에 쓸 시간을 벌어 줍니다.
규슈국립박물관은 도쿄, 교토, 나라에 이은 일본의 네 번째 국립박물관입니다. 앞선 세 곳이 미술 중심인 것과 달리 이곳은 역사를 축으로 삼는데, 전시 밀도가 좋아 비 오는 오후를 채우기에 알맞습니다. 곡면 지붕과 이중 유리 외벽으로 감싼 건물 자체도 궂은 날엔 오히려 눈에 들어옵니다. 대신 하나는 기억해 두는 게 좋습니다. 다자이후를 반나절로 잡으면 이 박물관까지는 못 봅니다. 참배길과 박물관을 함께 도는 날이라면 하루를 통으로 비워 두는 게 낫습니다. 시내 실내가 답답해질 무렵, 도시 밖으로 나가면서도 비를 거의 맞지 않는 코스가 이 조합입니다. 구역별로 어디가 실내이고 어디쯤인지 한눈에 맞춰 보려면 후쿠오카 장소 목록이 빠릅니다.
비 예보를 보고 하루를 다시 짜는 법
문제는 이 실내 후보들이 저장은 되는데 하루로 조립이 안 된다는 데 있습니다. 어제까지 짜 둔 동선에서 야타이와 타워를 지우고, 그 자리에 캐널시티와 박물관을 넣고, 이동 시간을 다시 계산하는 일은 손으로 하면 은근히 오래 걸립니다. Trip Pagoda의 My Trip은 저장해 둔 곳을 하루씩 짜 넣으면서, 비 예보가 걸린 날은 야타이와 타워를 빼고 같은 구역의 실내로 갈아끼운 코스를 따로 계산해 줍니다. 계정 없이 무료로 쓸 수 있으니, 내일 비 예보를 봤다면 원래 계획을 지우지 말고 우천 코스만 따로 한 벌 만들어 두면 됩니다. 아침에 창밖을 보고 어느 쪽을 펼칠지만 정하면 하루가 흔들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