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옥마을, 북촌과 익선동은 어떻게 다른가
서울 한옥마을 중 북촌은 사람이 사는 주거지, 익선동은 개조한 상업 골목입니다. 이 차이가 걷는 태도와 붐비는 시간을 가릅니다. 서촌과 인사동도 뒤에 붙입니다.
서울 한옥마을, 북촌과 익선동은 어떻게 다른가
북촌은 사람이 실제로 사는 주거지이고, 익선동은 1920년대 한옥을 카페와 상점으로 바꾼 상업 골목입니다. 한쪽은 남의 집 앞이고, 한쪽은 문을 열고 들어가 앉는 가게입니다. 이 차이가 걷는 태도부터 붐비는 시간까지 가릅니다. 하루를 서울 한옥마을에 쓰기로 했다면 여기서 갈래부터 잡습니다. 서촌과 인사동, 이화동은 성격에 맞춰 뒤에 붙이면 됩니다.
북촌과 익선동을 가르는 한 문장
북촌한옥마을은 종로구,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언덕에 앉은 한옥 밀집 주거지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고위 관료와 양반이 살던 동네였고, 지금도 담장 안에는 사람이 삽니다. 익선동은 종로3가 바로 옆입니다. 1920년대에 지은 한옥을 카페와 식당, 작은 상점으로 바꿔 놓은 상업 골목입니다. 둘 다 기와지붕이 이어지는 좁은 골목이라 사진으로만 보면 비슷합니다. 그런데 한쪽은 남의 사유지, 다른 쪽은 장사하는 거리입니다. 방문자가 지켜야 할 선이 아예 다릅니다. 어느 쪽에 하루를 쓸지 고민된다면 성격부터 갈라 보면 빠릅니다. 조용한 풍경과 사진이 목적인지, 골목에 앉아 먹고 마시는 게 목적인지. 그것만 정해도 답이 절반은 나옵니다. 두 동네를 나란히 놓고 저울질하고 싶다면 어디로 갈지 정하기에서 비교할 수 있습니다.
북촌한옥마을, 세트장이 아니라 주거지
북촌한옥마을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걸어 올라가는 경사진 골목 전체를 가리킵니다. 굳이 여기까지 오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능선을 따라 기와지붕이 겹겹이 내려앉은 풍경을 다른 데서는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촌은 관광지이기 전에 사람이 사는 동네입니다. 2024년 한 해 방문객이 약 640만 명이었는데, 주민은 약 6100명이었습니다. 최근 5년 사이 마을 인구는 27.6퍼센트 줄었습니다. 소음과 쓰레기, 사생활 침해가 쌓이자 서울시는 숙박객이 아닌 방문객의 출입 시간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제한 시각은 바뀔 수 있어, 가기 전에 한 번 확인해 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조용한 골목을 보려면 이른 오전이 답입니다. 단체 관광객이 몰려들기 전이라 한산하고, 사진에도 이 시간이 낫습니다. 담장 안은 사유지입니다. 대문 안을 기웃거리거나 큰 소리로 떠드는 일은 삼가는 게 맞습니다. 트레이드오프는 분명합니다. 가장 한옥다운 밀도를 주는 대신, 가장 조심해서 걸어야 하는 골목입니다.
익선동, 1920년대 한옥을 개조한 상업 골목
익선동은 지하철 1호선, 3호선, 5호선 종로3가역 바로 옆, 좁은 한옥 골목입니다. 1920년대에 지은 한옥이 그대로 남았고, 그 안을 카페와 식당, 작은 상점이 채우고 있습니다. 북촌이 집이라면 익선동은 가게입니다. 그래서 북촌을 묶는 방문 시간 제한이 익선동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는 것, 그게 이 골목을 제대로 쓰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폭입니다. 골목이 워낙 좁아 사람이 조금만 몰려도 그 자리에서 정체가 생깁니다. 특히 주말 오후가 심합니다. 익선동은 성수동, 을지로와 더불어 주말 오후에 가장 붐비는 골목에 듭니다. 평일 오전이나 이른 오후라면 같은 골목인데도 훨씬 여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은 조금 아쉽습니다. 골목이 좁다 보니 우산을 쓴 채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엇갈리기가 번거롭습니다. 대신 처음부터 실내 자리를 노린다면 오히려 비 오는 평일이 한산해서 나을 때도 있습니다.
서촌, 통인시장과 이어지는 조용한 골목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바로 붙은 골목 동네입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궁을 둘러본 뒤 서쪽으로 빠져나오면 그대로 이어집니다. 북촌만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골목이 한결 조용하고, 카페와 작은 서점, 소규모 갤러리가 드문드문 흩어져 있습니다. 서촌을 걷는 이유의 절반은 통인시장입니다. 1941년 6월에 생긴 골목형 전통시장으로, 지붕 덮인 200미터 남짓한 골목에 점포 80여 곳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 시장의 간판은 엽전 도시락입니다. 시장에서 엽전을 산 뒤 빈 도시락통을 들고 골목을 돌며 마음에 드는 반찬을 담아 채우는 방식입니다. 단, 엽전 도시락은 파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른 점심에 맞춰 가야 하고, 때를 넘겨 도착하면 도시락은 못 채운 채 시장 구경만 하다 나오기 쉽습니다.
인사동, 무엇을 파는 거리인지부터
인사동은 종로구 한복판의 거리입니다. 무엇을 파는 곳인지 알고 가면 실망이 적습니다. 국내 골동품점과 화랑이 몰려 있고, 한지와 도자, 서예 용품 같은 전통 공예 품목을 다루는 상점이 많습니다. 거리 중간의 쌈지길은 나선형 통로를 따라 올라가며 공예 상점을 배치한 복합 상가라, 비가 와도 안에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습니다. 가는 길은 3호선 안국역과 1호선 종각역 중 편한 쪽을 고르면 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인사동은 관광 상품화가 꽤 진행된 거리입니다. 어느 관광지에나 있는 기념품이 적잖이 섞여 있습니다. 공예품을 제대로 보려면 큰길보다 안쪽 화랑과 공방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붐빔만 놓고 보면 평일 낮이 가장 편합니다. 주말은 보행자 거리로 열리지만, 그만큼 사람이 많습니다.
이화동 벽화마을이 알려주는 것
이화동 벽화마을은 낙산 자락의 언덕 주거지입니다. 한때 벽화 프로젝트로 이름을 알린 곳입니다. 사진 명소로 권하려고 꺼낸 이야기는 아닙니다. 한옥 골목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이곳만큼 또렷하게 보여 주는 데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2010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뒤 드라마 촬영지까지 되면서 방문객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 무게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갔습니다. 2016년 4월에는 대표작이던 '잉어' 계단과 '꽃' 계단 벽화가 주민들 손에 지워졌고,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쯤 뒤에는 주민 요청으로 벽화 상당수가 철거됐습니다. 지금도 골목에는 '조용히 해주세요', '살고 싶다'라고 주민이 직접 쓴 문구가 남아 있습니다. 방문객이 늘수록 정작 사는 사람이 밀려나는 구조가 여기서 눈에 보입니다. 굳이 들른다면 사람이 적은 이른 오전에,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조용히 걷다 오는 정도가 맞습니다.
한옥 골목을 민폐 없이 걷는 순서
한옥 골목은 순서만 잘 짜도 서로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붐빔과 주민 생활을 함께 감안한 하루는 대체로 이렇게 흐릅니다. 가장 조용해야 하는 북촌한옥마을부터 이른 오전에 걷습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출발해, 목소리를 낮추고 사유지 담장 안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됩니다. 그다음은 같은 안국역 인근의 인사동입니다. 평일 낮에 붙이면 이동이 거의 없습니다. 점심은 서쪽으로 넘어가 경복궁역의 서촌과 통인시장에서 이른 시간에 해결합니다. 엽전 도시락 파는 시간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익선동은 종로3가역이라 살짝 떨어져 있습니다. 붐비는 주말 오후를 피해 평일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따로 떼어 두는 쪽이 낫습니다. 이화동 벽화마을까지 넣으려면 혜화역 쪽으로, 여기도 이른 시간에 조용히 다녀오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이렇게 주민이 사는 곳과 장사하는 곳을 갈라 걷는 방식은 로컬 모드에 지역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장한 골목을 하루 동선으로 잇기
한옥 골목의 진짜 어려움은 볼거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순서입니다. 저장해 둔 골목은 자꾸 늘어나는데, 막상 어느 날 오전에 어디부터 걸어야 붐빔과 주민 생활을 한꺼번에 피하는지는 잘 정리되지 않습니다. Trip Pagoda는 여행지를 예약이 아니라 데이터로 정리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마음에 든 곳을 저장해 두면, My Trip이 가장 조용해야 하는 북촌을 이른 오전으로 당기고 붐비는 익선동을 평일 낮으로 미루는 식으로, 골목마다 다른 붐빔의 시각까지 감안해 하루에 이어 붙여 줍니다. 비 오는 날에는 실내에 앉을 수 있는 골목 위주로 바꾼 코스도 함께 냅니다. 무료이고 계정 없이 쓸 수 있으니, 북촌과 익선동을 같은 날 어떻게 이어 걸을지 My Trip에서 순서부터 잡아 보면 됩니다.